Tuesday, October 5, 2010

Mission#1 note - Yi Dahn (2010.10.05)

-  Mission Project : Every 2~3 days, the two artists give each other a phrase of proverb, idiom, or superstition (of which meaning foreigners hard to guess) as a mission. Each artist must accomplish the phrase 'literally', and guess the true meaning after completing the 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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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sion#1 :

'焼け石に水'
'탄 돌에 물붓기'
Pouring water on the burned stone


만만해보였는데, 생각보다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일단 '탄 돌'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불을 사용해야 하는 일이라 실내에서는 위험한 상황. 고로, (역시나 여기에서도) 힐끔힐끔 이상한 눈초리를 받아가며 갤러리 바로 맞은편에 있는 놀이터에서 불장난을 시도. 다행히 일전에 인사한 바로 앞 맨션 부녀회장인 이타카키씨를 만났다.

상냥하게 웃고는 있으나 눈은 날카롭게 빛나던 -_-; 이타카키씨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하려 했으나 영어가 통하지 않아서 실패. 다행히 이타카키씨가 아는 친구가 한국인이라 전화로 통역을 부탁했다. 이 어처구니 없는 짓에 낄낄 웃으며 지켜보다, 내가 지포라이터기름을 꺼내드니, 갑자기 낮빛이 확 변하며 뭐라고뭐라고 전화에 대고 빠르게 말한다. 말인즉슨, 너무 위험한(!) 화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맨션 관리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하는것이 좋겠단다.

음...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여긴 놀이터 모래사장 가운데인데, 방수도 충분히 준비했고 방재용 모래는 사방에 널렸다. 여하튼 그나라에 가면 그나라법을 따라야 하니, 관리인 아저씨가 오실때까지 대기. 해는 지고 있는데... 마음이 좀 급해진다. 여하튼, 그리하여, 이타카키상과 관리인의 입회 아래 경건하게 이루어진 '탄 돌에 물붓기'.



사뭇 괜찮게 시작한듯 보이나...

처음에는 불붙이는 법을 잘 몰라서, 그냥 신문지 뭉치를 접어 턱 올려놓고 했더니 제대로 되지가 않는다. 1차 실패. 그래도 상냥한 이타카키상이 집에서 초와 부채 등을 가져와 쓰라고 준다. 혼또니 아리가또고자이마스. (꾸벅)

두 사람이 멀뚱하게 쳐다보는 가운데, 이전 엠티와 불장난 시골여행 등 각종 기억을 있는것없는것 다 끌어모아 궁리끝에 신문지를 말아 장작처럼 만들어놓고 널판지를 놀려놓은다음 다시 점화. 가끔 라이터 기름도 뿌려주고...잘 탄다...



양팔에 부채를 들고 이 어이없는 행위를 열심히 도와주신 이타카키상의 귀여운 모습.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아뿔사, FLAT에서 빌린 카메라의 메모리카드가 완전히 포맷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름 신나게 한 30분 촬영했는데, 메모리 부족으로 앞의 5분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주말에 재촬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왜이렇게 꼬이는게 많은걸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닭짓

나중에 하나무라씨가 돌아와 나에게 상황을 설명하는데, 아주 난리가 났단다. 내가 나는 성인이고, 그정도 작은 불은 끌 수 있는 철저한 대비를 했다고 설명했지만, 주변에 사람들이 보고 따라할까봐 겁이 났다나. 내일 맨션 관리인과 이타카키씨를 찾아가서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해야된단다. 그리고 앞으로 프로젝트를 할때는 자기한테 무슨 일을 할지 이야기하고 진행하란다.

근데 가만히 생각하면 답답한 면이 없지 않다. 아놔 내가 건물에 불을 지른 것도 아니고, 돌 몇개 작은 나무토막과 신문지 위에 올려놓고 불붙인 것 뿐인데, 이게 커뮤니티의 문제로 떠오르다니, 하나무라씨의 호들갑과 일본인 특유의 외지인 식겁증이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아무래도 하나무라씨는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이 공간을 인지시켜나가고 싶어서 매우 조심스러운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가며 눈치봐가며 양해구하면서 프로젝트 진행하기는 힘든데, 앞으로가 좀 걱정이다.


음. 하지만 어쨌든 이타카키씨는 나를 위해 나름 그 테두리 안에서 최선의 배려를 한 것 같다.
오늘 작업은 어이없이 실패했지만, 고생하신 이타카키씨와 관리인 아저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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